공공재와 공유자원
무임승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불꽃놀이는 누가 만들까?
여의도 불꽃축제를 생각해보자. 수십만 명이 구경한다. 하지만 한 사람이 구경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못 보는 것은 아니다(비경합적). 또한 특정 사람만 보게 하고 나머지는 못 보게 할 수도 없다(비배제적).
이런 특성을 가진 것을 공공재(public goods)라 한다. 문제는 모두가 "남이 만들면 나는 공짜로 보면 되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임승차(free rider) 문제이다.
무임승차 때문에 시장에서 공공재는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을 걷어 국방, 가로등, 공원 등을 제공한다.
1. 재화의 4가지 분류
재화를 분류하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배제성(excludability):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을 사용에서 막을 수 있는가?
경합성(rivalry): 한 사람이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사용이 줄어드는가?
| 경합적 (한 사람이 쓰면 줄어듦) | 비경합적 (같이 써도 줄지 않음) | |
|---|---|---|
| 배제 가능 | 사적재 삼각김밥, 옷, 자동차 | 클럽재 (자연독점재) 유료 방송, 고속도로, 영화관 |
| 배제 불가능 | 공유자원 바다의 물고기, 공기, 공동 목초지 | 공공재 국방, 가로등, 불꽃놀이 |
사적재는 시장이 잘 처리한다. 하지만 공공재와 공유자원은 시장이 잘 처리하지 못한다. 공공재는 무임승차 때문에 과소 공급되고, 공유자원은 과도하게 사용되어 고갈된다. 이것이 정부 개입의 경제학적 근거이다.
2. 직접 해보기: 공공재 분류기
3. 무임승차 게임
5명이 공공재(마을 도로)에 기여할지 말지 결정한다. 기여 비용은 1인당 10만원. 도로가 완성되면 모두가 20만원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기여하지 않고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당신은 기여하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반복 게임을 해보자.
게임을 시작하세요.
모두가 기여하면 모두 이득이지만, 각 개인은 "기여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것에 공짜로 올라타면 되니까. 하지만 모두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도 기여하지 않아 공공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개인 합리성과 집단 합리성의 충돌이다.
4. 공유지의 비극
마을에 공동 목초지가 있다. 각 목동은 양을 최대한 많이 방목하려 한다. 양이 적으면 풀이 충분하지만, 양이 너무 많으면 풀이 다 먹혀 목초지가 황폐해진다. 각 목동은 "내가 양 한 마리 더 넣어도 별 문제 없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면 목초지가 파괴된다.
이것이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다. 공유자원은 배제가 불가능하고 경합적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사용된다.
다른 목동 4명은 각각 평균 5~10마리를 방목합니다.
- 소유권 설정: 목초지를 개인에게 나눠주면 각자 관리하게 된다.
- 정부 규제: 방목 양 수를 제한하는 규제.
- 공동체 관리: 엘리너 오스트롬(노벨상 수상)이 보여준 것처럼, 공동체 규칙으로도 관리 가능.
- 사용료 부과: 공유자원 사용에 대가를 치르게 하기 (어업 면허 등).
5. 실생활 속 공공재와 공유자원
리눅스, 위키피디아 같은 오픈소스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진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비배제적), 한 사람이 쓴다고 줄지 않는다(비경합적).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기여한다. 왜? 평판, 학습, 공동체 의식 등의 비금전적 인센티브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대기는 공유자원이다. 모든 나라가 탄소를 배출하면 기후가 변하지만, 한 나라만 줄인다고 효과가 크지 않다 (무임승차 유인). 그래서 파리 기후협약 같은 국제 합의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지구 규모의 "공유지의 비극"이다.
바다의 물고기는 공유자원이다. 누구나 잡을 수 있지만(비배제적), 한 사람이 잡으면 다른 사람이 잡을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경합적). 어업 쿼터(할당량)는 각 어선이 잡을 수 있는 양을 제한하여 남획을 방지한다.
6. 엘리너 오스트롬: 정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길
경제학에서는 오랫동안 공유자원 문제의 해결책이 두 가지뿐이라고 생각했다: (1) 정부가 규제한다, (2) 사유화한다.
하지만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은 전 세계의 사례를 연구하여 공동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관리하는 세 번째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 자원의 경계가 명확할 것
- 규칙이 지역 상황에 맞을 것
- 구성원이 규칙 제정에 참여할 것
- 감시 체계가 있을 것
- 위반자에게 단계적 제재를 가할 것
- 갈등 해결 메커니즘이 있을 것
- 자치권이 인정될 것
- 대규모 자원은 중첩 조직으로 관리할 것
다음은 공동체 관리의 성공 사례이다:
- 스위스의 목초지: 수백 년간 마을 규칙으로 방목량을 제한하여 지속 가능하게 관리.
- 일본의 입회림: 마을 공동 산림을 자체 규약으로 관리. 벌목량과 식림 의무를 정함.
- 한국의 마을 수리 시설: 조선시대부터 농촌 마을이 보(洑)를 공동 관리하는 전통.
이 사례들의 공통점을 오스트롬의 원칙에 비추어 생각해보세요.
7.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공재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재가 등장했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지식 등은 한 사람이 사용해도 줄지 않는다(비경합적). 다만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배제 가능) -- 이 경우 클럽재가 된다.
- 위키피디아: 비배제적 + 비경합적 = 공공재. 기부로 운영.
- 유튜브 일반 동영상: 비배제적 + 비경합적 = 공공재 (광고 수입으로 유지).
- 넷플릭스: 배제적 (구독 필요) + 비경합적 = 클럽재.
- 한정판 NFT: 배제적 + 경합적 = 사적재.
디지털 재화는 복제 비용이 거의 0이라 비경합적인 경우가 많다. 배제성 여부가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한다.
데이터는 비경합적이지만(공유해도 줄지 않음), 기업은 이를 배제적으로 만들어 수익을 올린다.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소유권, 오픈 데이터 정책 등은 모두 데이터라는 새로운 재화의 공공재적 성격과 관련된 논쟁이다.
- 공공재: 비배제적 + 비경합적. 무임승차 문제로 시장에서 과소 공급.
- 공유자원: 비배제적 + 경합적. 공유지의 비극으로 과도 사용.
- 무임승차: 비용을 치르지 않고 혜택을 누리려는 행동. 공공재 공급을 어렵게 함.
- 해결책: 정부 제공(세금), 소유권 설정, 공동체 관리, 사용료 부과.
- 재화 분류: 배제성과 경합성으로 사적재/클럽재/공유자원/공공재를 구분.
다음 장 예고: 지금까지 배운 미시경제학 개념들을 종합하여 시장 정책의 효과를 직접 실험한다.